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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오천항에서 배를 타고 4시간 넘게 달려간 바다 한복판, 올해로 44년째 멸치잡이를 하고 있는 박대철 씨는 벌써 한 달 넘게 배에서 지내고 있다.

매년 멸치철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올해는 바다 사정이 좋지 않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씨와 함께 일하는 사람은 그의 아들, 박성기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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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성기 씨는 매일 운반선을 몰고 오며, 아버지와 함께 바다 위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이 주로 잡는 건 '세멸'이라고 불리는 작은 멸치로, 크기는 작지만 가격이 높은 고급 멸치다. 박 씨는 거대한 150m짜리 그물로 멸치를 잡은 뒤, 부패를 막기 위해 100도가 넘는 뜨거운 물에서 멸치를 데친다.

아버지를 돕는 성기 씨는 사실 서울에서 유명한 모델로 활동하던 사람이었지만, 15년 전 부모님의 형편이 어려워지자 고향으로 돌아와 뱃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아버지가 반대했지만, 결국 아들의 결단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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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여전히 아들에게 바다에서 떠나라고 핀잔을 준다. 바다에서 고생한 아들에게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된다.

이 날, 성기 씨와 아버지를 위해 어머니 이금난 씨와 동생 박성은(45) 씨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어머니는 멸치 중에서도 가장 큰 '대멸'을 훈연해 비린내는 줄이고 감칠맛은 끌어올린 육수에 곰삭은 김치를 넣어 맛깔스러운 멸치김치찜을 만들었다.

 

동생 성은 씨는 어머니의 요리 솜씨를 닮아 멸치연근전과 멸치쌈밥을 준비했다. 특히 멸치다진양념으로 만든 쌈밥은 어릴 적부터 먹던 맛 그대로, 느끼함 없이 매콤해 뱃일로 지친 성기 씨의 피로를 풀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한 상에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부모님의 노고와 가족 간의 깊은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평생 멸치로 가정을 일군 부모님의 땀과, 서로를 아끼고 고마워하는 가족의 마음이 담긴 제철 멸치 밥상을 떠올리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