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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일운면. 새벽 공기가 바다 냄새를 잔뜩 머금고 집 앞 골목을 스쳐 지나갈 때, 이병규(68) 씨의 하루가 조용히 시작됩니다.

늦가을이면 살이 꽉 차오른 방어가 제철을 맞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누구보다 먼저 바다로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에 어선의 엔진 소리가 잔잔한 바다 위로 퍼져 나갑니다.

 

방송에서 소개하는 거제도 방어횟집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갓 잡아 올린 방어는 곧바로 아들 이송학(35) 씨의 작업대로 옮겨집니다. 칼을 쥔 손동작만 봐도 오랜 세월 축적된 경험이 느껴질 만큼 능숙합니다.

그가 손질한 방어회는 많은 손님들이 찾는 별미지만, 정작 송학 씨가 가장 잊지 못하는 방어 요리는 어린 시절 어머니 장필자(58) 씨가 자주 해주던 방어대가리김치찜이라고 합니다.

 

손님상에 올리고 남은 조각들을 아낌없이 모아 김치와 함께 푹 끓여 만든 한 그릇.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아이들이 마음껏 먹도록 해주고 싶었던 어머니의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맛은 음식 이상의 것이 되어, 그 시절의 온기와 기억까지 함께 떠오르게 합니다. 지금도 장필자 씨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밥상은 여전히 정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손주들이 잘 먹는 대삼치는 간단한 소금구이와 감칠맛 나는 양념구이로 나눠 굽고, 남편이 좋아하는 문어는 삶아 고소하게 양념해 조물조물 무쳐 냅니다. 한 상을 보면 요리법보다도 ‘마음을 담아 차린 밥상’이라는 말이 먼저 떠오릅니다.

 

오랜 세월 바다에서 홀로 버텨온 이병규 씨에게, 가족이 둘러앉은 저녁 식탁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위로입니다.

 

아내와 아들, 며느리,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들까지. 모두가 함께 둘러앉아 먹는 늦가을의 한 끼는 그가 바다에서 보낸 고단한 시간들을 찬찬히 녹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