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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에서 배를 타고 바다를 따라 30분쯤 달리면, 파도보다 고요한 장봉도라는 작은 섬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행객의 발걸음보단 바람과 햇살이 더 자주 머무는 이 섬 한켠엔, 소박한 시골 밥집 하나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봉도-공정업-할매-밥상

간판은 세월에 바래 글씨가 희미하지만, 그 안에서 정성 가득한 식사를 내어주는 이는 바로 올해 일흔다섯이 된 공정업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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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는 여전히 이른 아침이면 갯벌로 나가 바지락을 캐고, 텃밭에서 길러낸 채소들로 국을 끓이고 반죽을 합니다.

 

해물 칼국수와 바삭한 파전 한 접시는, 한 끼 식사 그 이상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해줍니다. 음식에는 대단한 비법보다도, 오랜 손길과 살아온 세월이 스며 있지요.

장봉도-공정업-할매-밥상

밥상에 담긴 인심도 넉넉하지만, 정작 손님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건 할매의 인사입니다. 처음 만나는 이에게도 다정한 말 한마디 건네는 그 따뜻한 미소에 이끌려, 발길을 돌리며 “다음에 또 올게요”라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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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 내부를 둘러보면, 예상 밖의 풍경이 눈길을 끕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세계 여행 사진들과, 그 옆에 또박또박 적힌 할매의 자작시.

장봉도-공정업-할매-밥상

장봉도로 들어온 지 어느덧 30년. 연고 하나 없이 남편을 따라 들어왔다가, 홀로 남아 아이들을 키우며 버텨온 세월이 사진과 시 구절 사이에 조용히 깃들어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삶을 외롭고 고된 여정이라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할매 역시 어느 시절엔 삶을 놓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장봉도-공정업-할매-밥상

하지만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일어선 지금, 할매는 하루하루를 여전히 바지락을 캐고, 장독대를 닦고, 국을 끓이며 살아갑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일상이지만, 그 하루가 모여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그냥 밥 한 끼 하러 들렀을 뿐인데, 마음까지 따뜻해져 나가는 그런 집. 그곳이 바로 장봉도의 ‘정업 할매 밥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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