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충남 보령의 들판이 가을볕을 머금으면 황금빛 호박이 하나둘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배정숙 씨 부부는 이 계절이 오면 가장 바빠진다.

01234567

직접 키운 호박으로 일 년 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작업, ‘호박 조청’ 만들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배정숙 발효명인이 만든 호박조청 구입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호박 조청은 단순히 호박을 끓여 만드는 음식이 아니다. 먼저 보리를 싹 틔워 엿기름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잘 삶은 호박을 고두밥과 함께 섞어 충분히 삭히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후 두 날 가까이 약불에서 천천히 달여야만 비로소 깊고 부드러운 단맛을 지닌 조청이 완성된다. 그야말로 시간과 정성이 그대로 녹아든 결과물이다.

 

조청을 완성했다고 해서 일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어서 부부는 보리를 다시 띄워 보리고추장을 담근다. 달큰한 향과 구수한 맛이 어우러진 이 고추장은 집안에서 이어져 내려온 장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고 한다.

 

 

 

 

배정숙 씨가 발효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어느 날 문득 떠오른 것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가양주의 향기였다.

그 맛이 그리워 직접 발효를 배우기 시작했고, 더 깊이 알고 싶어 식품영양학까지 공부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편이 정년퇴직 후 시골로 내려오면서 두 사람은 집에서 만드는 발효 음식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제 부부의 밥상엔 자연의 맛이 빠지지 않는다. 설탕 대신 호박 조청으로 단맛을 넣고, 직접 띄운 보리고추장과 보리막장, 천연 발효식초와 집간장까지 모두 손수 만든 것들이다. 그 덕분에 소박하지만 건강함이 느껴지는 발효 밥상이 매일 차려진다.

현재 배정숙 발효명가는 발효음식 체험과 교육을 제공하는 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전통주 만들기부터 천연식초·누룩소금·보리막장·보리고추장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음을 치유하는 농촌 체험장 역할도 겸하고 있다.

 

전통주 개인 강의, 원데이 클래스, 조청과 고추장 구매 문의까지 가능해 발효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