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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행, 고향 생각 5부 “고향의 맛, 집장을 아시나요?”

 

항아리 뚜껑을 살짝 열자마자 코끝을 간질이는 구수한 냄새. 그 향기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한 숟가락 맛보는 순간 어린 시절 고향의 풍경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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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밀양의 전통 발효음식 ‘집장’이에요.

 

한국기행 밀양 집장

지금으로부터 25년 전, 송남이 씨는 아무 연고도 없던 밀양의 한 산골 마을로 들어왔습니다. 낡은 한옥의 정취와 고요한 시골 풍경에 반해 정착했지만, 그녀의 인생을 진짜로 바꿔놓은 건 다름 아닌 ‘집장’이었습니다.

어느 날 이웃 할머니가 끓여준 집장찌개 한 그릇. 그 깊은 맛에 반해 레시피를 배우기 시작했고, 이제는 해마다 직접 집장을 담그는 것이 그녀의 가장 큰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보릿겨 된장

일반 된장과 달리, 집장은 보릿겨로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보릿겨를 반죽해 도넛 모양으로 빚은 다음, 큰 가마솥에 찐 후 왕겨 속에 묻어 구워내고 두세 달 동안 자연 발효를 시켜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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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엔 마을마다 처마 밑에 보리 메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지만 지금은 남이 씨가 마을에서 유일하게 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보리 메주’는 그 자체로 세월의 향기를 품고 있죠.

집장이 제대로 익으면 남이 씨의 집은 언제나 작은 잔치집이 됩니다. 집장의 맛을 알려준 마을 어르신들을 초대해 집장찌개, 호박잎쌈, 된장무침 등 소박하지만 정이 가득한 음식을 함께 나눕니다.

호박잎 위에 집장을 한 숟가락 올려 싸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구수함에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속이 편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맛, 그게 바로 ‘집장’의 진짜 매력 아닐까요?

예전에는 메주콩이 귀해 보릿겨로 장을 담그던 가난한 시절의 음식이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건강하고 순한 맛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밀양의 맑은 공기와 정직한 손맛이 더해져 집장은 그 자체로 ‘추억의 건강식’이 되었습니다. 송남이 씨에게 밀양은 이제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닌, 고향의 정과 맛을 다시 일깨워준 제2의 고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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