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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서는 ‘치매를 부르는 잠, 치매를 막는 잠’이라는 주제로 노년층에게 흔히 나타나는 수면장애와 뇌 건강의 관계를 살펴본다. 나이가 들수록 잠이 얕아지거나 밤중에 자주 깨는 일이 늘어날 수 있지만,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 렘수면행동장애처럼 치료가 필요한 수면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노년층 수면장애 가운데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불면증이다.

 

 

잠자리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밤에 자주 깨고, 너무 일찍 잠에서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운 증상이 대표적이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에서도 60세 이상에서 불면증을 가장 흔한 수면 문제 가운데 하나로 설명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잠든 시간과 본인이 느끼는 수면시간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잠을 거의 못 잤다고 생각했지만 검사에서는 일정 시간 이상 잠을 자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자신의 수면 상태를 실제보다 나쁘게 인식하는 현상은 불면증을 이해할 때 함께 살펴볼 부분이다.

 

수면 부족과 치매

잠은 단순히 몸의 피로를 풀어주는 시간이 아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집중력과 기억력, 기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에서는 중년기에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은 사람에게 이후 치매 위험이 높게 나타나는 연관성이 보고되기도 했다.

다만 수면장애가 곧바로 치매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두 질환 사이의 관계와 원인을 계속 연구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도 주의해야 한다.

 

잠자는 동안 기도가 반복적으로 막히면서 호흡이 멈추거나 약해지는 질환으로, 코골이가 심하거나 자다가 숨을 몰아쉬는 모습, 낮 시간의 심한 졸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은 수면무호흡증은 건강에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의심 증상이 있다면 수면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렘수면행동장애

노년층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수면질환 중 하나가 렘수면행동장애다. 정상적인 렘수면에서는 꿈을 꾸더라도 몸의 근육이 움직이지 않도록 억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꿈속 행동이 실제 움직임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잠결에 소리를 지르거나 팔과 다리를 휘두르고, 침대 주변의 사람을 때리는 행동까지 나타날 수 있어 본인과 가족 모두 다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런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히 잠버릇이 심한 것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렘수면행동장애가 일부 퇴행성 신경질환과 연관된다는 점이다. 특히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등 알파시누클레인병증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다만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치매나 파킨슨병이 발생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불면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면제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만성 불면증에서는 수면에 대한 잘못된 생각과 습관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CBT-I)가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활용된다.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

잠이 오지 않을 때 침대에서 나오는 자극 조절법, 이완 훈련과 인지치료 등을 통해 불면을 지속시키는 요인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령층은 수면제를 사용할 때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일부 수면제는 인지기능 저하나 낙상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약의 종류와 복용 기간,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을 의료진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장기간 복용 중이라면 임의로 끊거나 용량을 바꾸기보다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건강한 노년의 잠을 위해서는 단순히 ‘몇 시간 잤는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수면의 질과 반복되는 증상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밤마다 잠들기 어렵거나, 코골이와 호흡 정지가 반복되거나, 꿈을 꾸면서 심하게 움직이는 행동이 나타난다면 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명의에서 다룬 수면장애 이야기는 잠을 잘 자는 것이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한다.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렘수면행동장애는 서로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하게 구분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달라진 수면을 무조건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방법이다.

 

<명의 프로필>

▶이유진 교수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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