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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지나고, 제주는 어느새 부드러운 가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살랑이는 바람이 뺨을 스치고, 눈앞에는 짙푸른 바다와 황금빛 억새가 함께 출렁입니다.


그 풍경 속에서 다시 한 번 ‘제주’의 참된 매력을 느끼는 시간.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그 사이로 부는 바람이 있으며,
그 안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방송에서 소개한 제주 흑돼지해물갈비전골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동네 한 바퀴 두 번째 여정에서 소개하는 ‘흑돼지 해물갈비전골’은  제주 흑돼지에 바다의 대표 손님, 돌문어와 전복이 만나 압력솥에서 천천히 익어가는 맛. 진한 육향과 시원한 바다 향이 어우러져 한입만 먹어도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이 특별한 전골을 끓여내는 사람은 현근 씨와 아내 순영 씨 부부입니다. 예전엔 육지에서 신발 도소매 사업을 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냈지만, 어느 순간 찾아온 불운으로 사업이 기울며 큰 좌절을 겪었죠. 하지만 부부는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에어컨 설치부터 철거 현장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하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러던 중, 순영 씨의 언니가 운영하던 제주 식당을 잠시 도우러 오게 된 현근 씨. 잠깐의 인연이었지만, 그는 요리의 매력에 푹 빠져 결국 2년 동안 정식으로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씩 익힌 손맛으로 지금의 가게를 열었고, 어느덧 제주 생활 6년째. 언니에게 배운 비법에 부부의 정성과 성실함이 더해져, 지금은 동네 사람들이 줄 서서 찾는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 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음식만이 아닙니다. 손님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건 바로 “사장님이 너무 친절하다”는 점이죠.


현근 씨는 바쁜 와중에도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인사를 건네고, 전골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친절히 알려줍니다.

하지만 주방의 순영 씨는 종종 웃픈 마음으로 말합니다.


“바빠 죽겠는데, 남편은 또 손님이랑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도 그게 그 사람 매력이죠.”

투덜거리면서도 남편의 따뜻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 서로에게 의지하며 힘든 시절을 견딘 두 사람의 모습은,
마치 거센 파도 속에서도 꿋꿋이 서 있는 제주 바위처럼 단단했습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절을 지나, 지금은 함께 웃으며 식당을 지키는 현근 씨 부부. 그들의 전골 한 그릇에는 단순한 맛 이상의 것이 담겨 있습니다.


땀과 눈물, 그리고 다시 시작할 용기가 진하게 녹아 있죠. 가을빛으로 물든 제주에서 만난 두 사람의 이야기.


이 섬의 바람처럼 따뜻하고 진한 그들의 인생 2막은 오늘도 전골 냄비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