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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 마을의 풍경 속, 웅장한 바위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펼쳐진 곳. 전라남도 영암, 그리고 그 중심엔 호남의 명산 ‘월출산’이 우뚝 서 있습니다.

그 산의 기운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이곳에서, 누군가의 인생을 담은 밥상을 만났습니다.

 

👉동네 한 바퀴 영암 어육간장


바로 ‘어육간장’이라는 조금은 생소한 이름의 간장이었고, 그 간장을 만든 이는 14년째 영암에서 살아가고 있는 한 할머니, 배재희 씨였습니다. 배재희 씨는 영암과 아무 인연도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린 손자 하나를 키우기 위해, 가족과 일상을 뒤로 하고 이곳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게 조금 아픕니다.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낳은 아들. 그리고 아이를 키울 형편이 되지 않아 대신 아이를 안게 된 재희 씨. 게다가 손자는 육삭둥이로 태어나 유난히 몸이 약했고, 병원에서도 희망을 주지 않았다고 해요.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는 그 절박한 마음 하나로 선택한 시골살이. 그리고 그 결심이 만든 결과물이 바로, ‘어육간장’이었습니다.


배재희 씨의 어육간장은 청계닭, 제철 농어, 각종 약재를 넣어 발효시킨 것.그저 몇 달 묵혀 쓰는 것이 아니라, 무려 5년을 기다려야 완성되는 귀한 간장입니다.

 

👉배재희 어육간장 주문하기

 

이 간장을 이용해 모든 식사를 손수 준비했고, 손자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엔 언제나 정성과 사랑이 함께 했습니다.어쩌면 음식 솜씨도 한몫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한 생명을 살리겠다는 간절한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튼튼한 고등학생이 되어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묻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일, 그건 결국 사랑이 전부가 아닐까?’


혹시나 마음에 상처가 남을까 늘 걱정이라는 재희 씨는, 손자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가슴이 저릿해진다고 해요.

“할머니 없으면 못 살아요. 할머니가 엄마고, 엄마가 할머니예요.” 그 한마디에 수많은 날들의 고생과 눈물이 눈처럼 사르르 녹아내립니다.

배재희 씨가 만든 어육간장은 단순한 장류가 아닙니다. 그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 사랑의 결정체이자, 시간의 흔적입니다.

 

누군가에겐 낯선 이름일지 몰라도, 그 밥상을 받아든 사람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양념이 됩니다.